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자의 눈] 샤오미 전기차 ‘대륙의 실수’ 될까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 기업 샤오미가 첫 전기차 ‘SU7’을 선보였다. 독일 유명 스포츠카인 포르셰의 전기차 ‘타이칸’과 디자인이 유사해 ‘샤이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보조배터리부터 가습기, 공기청정기, 밥솥, 휴대전화, 세탁기까지 모든 가전제품을 섭렵하고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샤오미에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운전자가 기대감을 보였었다.   그러나 ‘샤이칸’은 출시하자마자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시승 중 사고가 발생하면서 성능 부실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생한 시승 차 사고는 차가 도로 연석에 부딪히면서 휠이 찌그러지고 차체가 내려앉는 등 손상이 심한 것이었다. 커브를 돌던 차량이 비틀거리다 결국 레일을 들이받는 영상도 공개됐다. 샤오미 측은 이를 운전 미숙 탓으로 떠넘기며 책임을 회피했다.   자율 주행 보조 시스템 성능 또한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U7은 시속 120km 고속 주행 중 모형 차량과 충돌하는 영상이 공개되었는데, 이는 테슬라가 시속 130km에서도 장애물을 감지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최신형 전기차임에도 성능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슷한 가격대 중 “가장 멋지고 성능이 뛰어난 차가 될 것”이라는 업체 측의 주장은 벌써 흔들리고 있다.     또 SU7의 디자인이 포르셰 타이칸을 빼닮아 짝퉁이라는 오명과 함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SU7은 출시 후 24시간 이내에 8만 대가 판매되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실제 구매 확정은 그보다 훨씬 적은 2만 대 수준에 머물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샤오미 브랜드의 가치인 합리적인 가격도 의심받는 상황이다. 흔히 ‘가성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샤오미 브랜드는 적어도 전기차 부문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울 수 없게 됐다.     최근 중국 전기차 업계는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고 수요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가격을 되레 낮추고 있다. 차량용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개발한 니오는 고급 SUV 모델의 시장 가격을 배터리 대여 프로그램으로 인해 현저히 낮추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 결과 35만 위안(4만8000달러)이던 차 가격은 25만8000위안(3만6000달러)으로 큰 폭 내렸다.       또 다른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ng)은 SU7 출시 전 자사의 P7i 모델 최상위 트림 가격을 내려 경쟁력 유지에 나섰다. 샤오펑의 P7i 모델 최상위 트림 차량 가격은 28만9900위안(4만 달러)에서 24만9900위안(3만5000달러)으로 하락했다.   테슬라 또한 최근 중국 현지 생산 모델3의 가격을 6%가량 인하하며 25만8900위안(3만6000달러)에 판매 중이다. 샤오미는 SU7을 21만5900위안(3만 달러)과 29만9900위안(4만1000달러)의 두 가지 가격대로 출시했다.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나 샤오미 차량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인 상황이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다양한 사양에 괜찮은 품질, 저렴한 가격으로 가전제품 시장을 장악한 샤오미가 전기차 분야에서는 불명예를 얻을 수도 있다.   한편 애플은 얼마 전 전기차 사업 철수 방침을 밝혔다.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애플을 추격하는 샤오미는 전기차 생산을 강행했지만 소비자들의 평가는 실망감이 더 큰 상태다. 특히 출시 며칠 만에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에 직결될 수 있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샤오미는 애플과 테슬라를 따라만 할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혁신을 강화해야 한다. 또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안전 시스템 강화와 성능 개선에 힘써야 한다. 이제 ‘짝퉁’ 딱지도  떼야 할 때다. 우훈식 / 뉴미디어국기자의 눈 전기자 대륙 전기차 시장 전기차 업체 최신형 전기차

2024-04-07

[기자의 눈] MZ세대의 파멸적 소비 습관

최근 MZ세대(1981~2010년생)의 소비 패턴이 사회적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번지는 ‘둠 스펜딩’ 현상 때문이다. ‘둠 스펜딩’은 슬프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꼭 필요하지 않거나 감당할 수 없는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러한 소비 활동은 물질적 만족을 넘어 자존감을 확인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를 통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압박감에서 벗어나 일시적인 위안을 얻는 셈이다. 명품과 뷰티 제품 구매, 여행, 취미 활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압박감 외에  불안정한 고용 환경과 치열한 경쟁 사회 속 자존감 저하 등을 이유로 꼽았다.  개인 재정 전문 업체 ‘크레딧카르마’ 조사에 따르면  Z세대(1997~2010년생)의 35%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도 돈을 쓰는 ‘둠 스펜딩’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의 발달은 ‘둠 스펜딩’을 더 부추기고 있다. MZ 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익숙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드러내는 데 신경을 쓴다. 따라서 명품 가방이나 옷, 고급 레스토랑 방문 등을 통해 자신의 ‘잘사는 삶’을 어필하다 보니 소비가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구매 후 결제(BNPL·Buy Now Pay Later)’ 업체들의 등장도  MZ세대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BNPL업체인 클라나의 설문조사에서 Z세대 중 60%가 최근 12개월 동안 사치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18%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이로 인해, 작년 12월 ‘후불결제’의 지출 규모는 전년보다 14%가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둠 스펜딩’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기 쉬운 소비 방법이다. 크레딧카르마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의 평균 크레딧카드 부채는 2022년 3월의 2000달러에서 현재는 3300달러로 65%나 증가했다. 또 Z세대(1997~2010년생)의 평균 크레딧카드 부채도 4500달러에서 6700달러로 2년 만에 약 50% 가까이 늘었다.     MZ세대는 아직 경제적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무리한 소비로 인해 부채에 압도될 위험이 있다. 또한, 물질적 가치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다. 진정한 행복과 만족은 내면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지만, ‘둠 스펜딩’은 외적인 것에만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 2014년 발표된 UC버클리의 연구에 따르면, 물질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외모와 사회적 지위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자존감 저하와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SNS에서 타인의 화려한 삶을 지속해서 보면 열등감을 느끼거나, 더 많은 소비에 유혹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개인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보건당국은 최근 SNS가 미성년자의 정신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SNS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우울증 위험이 2배 더 높으며 충동 조절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Z세대의 ‘둠 스펜딩’ 트렌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와 SNS의 영향, 그리고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한 소비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하은 / 경제부기자의 눈 파멸 소비 소비 트렌드 소비 활동 소비 패턴

2024-04-01

[기자의 눈] 잘못된 ‘성 정체성’ 조기 교육

과연 4살짜리 아이가 ‘게이(gay)’라는 단어의 뜻을 알아 할 이유가 있을까?   LA통합교육구(LAUSD)가 공립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성 소수자(LGBTQ+) 학생들을 위한 ‘레인보우 클럽(Rainbow Club)’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레인보우 클럽 홍보지에 적힌 킨더가튼 준비반부터 5학년까지라는 가입 가능 연령이 충격적이었다. 이는 4살부터는 본인 의사에 따라 가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레인보우 클럽의 활동 내용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내용으로는 상당히 치밀하다. 처음에는 기본적으로 ‘성 정체성’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생각해 보고, 종교나 나이 등에 따라 본인의 성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을 소개하는 등의 일반적인 활동을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는 곧 ‘성적 정체성’에 대해  명칭으로 정의하게 한다.     교육구는 레즈비언과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논바이너리, 퀴어, 퀘스처닝, 인터섹스, 에이스, 투 스피라츠 등 다양한 종류의  성적 정체성을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후에는 성 소수자 권리를 강조하며, 성 소수자들은 서로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까지 강조한다. 또한 내용에는 ‘다음에 누군가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일 것 같냐’는 등의 질문도 있어 다른 학생들의 참여까지 유도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흡사 사이비 종교의 포교 방식과도 닮은 부분이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가입을 위한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한창 호기심이 많을 나이에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더구나 학교에서 운영하는 클럽이라는 점에서 아이들은 특별한 경계심 없이 다가설 가능성도 있다.   LAUSD는 레인보우 클럽 개설 의도에 대해 “초등학생들도 LGBTQ+ 관련 주제를 탐구할 수 있는 포용적인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미숙한 초등학생에게 ‘성 정체성’을 가르치려는 교육구의 방침은 과연 아이들에게 스스로 분별하고 결정할 수 있는 주체성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빨리 성적 본능을 일깨우는 ‘조기 성애화(early sexualization)’를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 ‘성애화’란 성적이지 않은 현상이나 대상도 성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으로 성적인 이슈에 함몰되는 것을 의미한다.     2022년 학력 평가 결과를 보면 LAUSD 3학년 학생 중 61%가 캘리포니아 주의 영어 표준 능력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런 학생들에게 LGBTQ+의 개념을 소개하는 일이 ‘다양성 탐구’라는 명목으로 교육해야 할 만큼 시급한 일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매거진 ‘시티 저널’은 지난해 9월 LAUSD의 이런 행보에 대해 “LAUSD는 ‘게이’라는 단어의 철자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동성애자의 자부심을 가르치려는 성 세뇌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어린 나이부터 성별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젠더 이데올로기를 가르치고 동성애, 양성애, 다자 성애 등도 정상적인 성적 지향이라고 가르치는 내용은 성 윤리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     또한 잘못 확립된 성 윤리는 생명과 결혼, 가정과 사랑에 대한 인류의 오랜 가치 기준을 흔들어 동성애나 성전환 옹호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구는 학생들이 가치관을 세우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부모의 보호 아래 생명 존중과 윤리의식, 책임이 강조되는 올바른 성교육을 해야 한다. 아직 말도 어눌한 아이들에게 ‘게이’란 단어부터 알려줄 것이 아니라.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정체성 교육 성적 정체성 레인보우 클럽 성적 본능

2024-03-26

[기자의 눈] 머스크의 직원 안전 불감증

인간이 신의 능력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일론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기업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BCI) 칩의 첫 인간 이식에 성공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이후 머스크는 환자가 부작용 없이 회복했으며, 임상시험에서 머리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등 진행 상태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전성에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뉴럴링크는 뇌의 전기적 파장을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두개골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칩을 이식하는 방식이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인공지능(AI)이 인류에 가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뉴럴링크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럴링크 측은 이를 통해 사람이 인지하는 정보의 입력과 저장 및 호출 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 기술로 뇌와 다른 신체 연결의 문제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 시각 및 청각 장애인 등의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생물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번 인체 이식은 동물 실험 진행 후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 이뤄졌다. 하지만 실험 승인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안전성과 관련된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첨단 신호 수송신 장치를 뇌 가까이 이식하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 과정에서 숨진 동물은 총 1500마리에 이른다. 실험에 이용된 원숭이 26마리 중 부작용으로 죽은 원숭이가 절반이 넘는 15마리나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는 뉴럴링크의 실험이 동물에게 과도한 고통을 주고 불필요한 죽음까지 유발한다며 동물 복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2022년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FDA 검사관들이 동물 실험 관련 기록 및 품질 관리의 문제점을 발견한 것. 이들은 지난해 뉴럴링크의 캘리포니아 동물 연구 시설에서 pH 측정기, 생체 신호 측정기 등의 기기에서 교정 및 보정 기록이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 또 담당자가 연구 보고서에 서명하지 않거나 승인된 운영 절차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문서화하는 등의 규칙 위반 문제도 발견됐다. 이로 인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어렵게 됐다.     머스크의 기업들에는 아찔한 사고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이런 까닭에 머스크의 경영 방식에는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가 항상 뒤따른다. 연방 산업안전보건국(OSH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텍사스 주의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근로자는  21명 중 1명꼴로 작업 중에 부상을 입었다. 업계 평균인 30명 중 1명꼴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다. 스페이스X는 워싱턴 주 공장에서 발생한 자재 낙하 사고로 안전 규정 위반 벌금을 내기도 했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에서 2014년 이후 600건 이상의 골절, 뇌 손상, 감전, 화상, 절단 등의 직원 부상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배경에는 머스크식 효율 우선주의 경영 방침이 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자의 안전 문제는 뒷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직원 간 경쟁이 심화했으며, 극단적인 성과주의 경영으로 근로자들이 안전 수칙을 위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머스크는 경제계에서 도전과 혁신의 상징이다. 그가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감을 가졌다는 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제는 머스크의 기업들이 감추려 하는 근로자 안전 위협의 실태를 들여다봐야 한다. 뉴럴링크의 피실험자, 테슬라의 근로자,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 모두 사람이다. 기업은 사람이 만든다. 사람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훈식 / 뉴미디어국기자의 눈 머스크 불감증 일론 머스크 이후 머스크 동물 실험

2024-03-05

[기자의 눈] 늘어나는 ‘쇼트 폼 콘텐트’ 중독자

대표적 소셜미디어(SNS) 업체인 메타(인스타그램·페이스북 운영사)는 지난해 미국 41개 주 정부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메타가 중독성 강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월 말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린다 야카리노 X CEO, 저우서우쯔 틱톡 CEO 등 주요 5개 SNS기업 대표들이 연방의회에 출석해 줄줄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상원 법사위가 연 온라인 아동학대 피해 방지 청문회장에서였다.     최근 MZ세대(1980년~2010년대 출생)의  쇼트 폼(short-form) 콘텐트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무한 재생되는 틱톡, 유튜브 쇼트,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고 간결한 영상 플랫폼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디지털 마약’으로까지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쇼트 폼 콘텐트는 1분 내외의 짧은 길이로 드라마나 영화의 명장면, 패션, 요리법 등을 소개한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어 빠른 변화를 선호하는 MZ세대의 특성에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또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끊임없이 새로운 맞춤형 콘텐트를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몰입은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고, 일상생활은 물론 학업, 업무 수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의료 데이터 관리 회사 ‘하모니 헬스케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히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 사이 출생자)는 다른 세대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 중독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6시간 5분으로 밀레니얼(4시간 36분), X세대(4시간 9분), 베이비부머(3시간 31분)에 비해 훨씬 길다.  스마트폰 사용의 중독성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도 Z세대가 56%로 가장 높다. 반면 밀레니얼은 48%, X세대는 44%, 베이비부머는 29%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심리학 학술지인 ‘프론티어스인피지콜로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쇼트 폼 비디오 중독은 대학생들의 학업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트 폼 비디오 시청 시간이 늘수록 학업 성취도는 떨어지고 주의력 조절 능력도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는 Z세대의 평균 집중력 지속 시간은 8초로 밀레니얼 세대보다 4초나 짧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 이용자 가운데 MZ세대 비율은 78.4%나 됐다. 이어  인스타그램(71.4%), X(전 트위터)(65.3%), 유튜브(50.6%) 순으로 MZ세대 이용자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쇼트 폼 콘텐트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속한 정보 유통과 소통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바람직한 쇼트 폼 콘텐트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긍정적 활용 방안 모색과 중독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노력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 개인의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   우선 기업들은 수익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독성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마련하고, 청소년 보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관련 법규 정비 등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도 알림 삭제 등을 통해 스스로 시청 시간을 제한하고 운동, 독서 등 다른 취미활동을 통해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세로 자리 잡은 쇼트 폼 콘텐트의 확산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중독’은 피해야 할 함정이다.    정하은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콘텐트 중독자 콘텐트 중독 맞춤형 콘텐트 사용 시간

2024-03-03

[기자의 눈] ‘우정의 종’, 이제는 옮겨야 할 때

LA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한인들에게 상징적인 곳이 나온다. 바로 엔젤스 게이트 공원에 있는 ‘우정의 종각’이다.  미국 독립 200주년을 맞아 한미 양국 간의 우의와 신의를 다지는 의미로 1976년 7월 4일 한국이 미국에 기증한 선물이다.     탁 트인 하늘을 배경 삼아 잔디가 깔린 넓은 대지에 우뚝 서 있는 우정의 종을 볼 때면 한국에 있는 듯한 착각도 불러일으킨다. ‘우정의 종각’은 아름다운 풍경 덕에 젊은 커플들의 웨딩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바닷가 근처에 있다 보니 염분이 포함된 바닷바람이 종과 종각을 부식시키며 고유의 색을 잃게 한다. 또 갈매기 등 각종 조류가 종각 처마 밑으로 날아와 종각을 배설물로 오염시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우정의 종각은 10여년 전 한 차례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했다. 당시 종에 녹이 슬고 단청이 벗겨져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되자 한국 정부가 27만 5000달러가량의 공사비를 지원해 보수 공사를 마쳤다. 이 작업에는 한국에서 온 종과 단청 전문가 10여 명이 꼬박 3개월을 매달렸다.     또 우정의 종각은 한인의 방문이 쉽지 않은 장소에 있다는 단점도 있다.  한인타운에서 우정의 종각까지 길이 막히지 않아도 차로 족히 40분은 걸린다. 멀리서 온 여행객들에게는 아름다운 관광지일 수 있겠지만, 정작 우정의 종이 의미 있게 쓰이는 타종식(연간 6회) 때는 거리상 문제로 많은 한인의 참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왜 우정의 종은 한인타운과 멀리 떨어진 샌피드로에 자리를 잡았을까.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다름 아닌 ‘이름’ 때문이었다.  우정의 종각이 있는 엔젤스 게이트 공원은 1914년부터 1974년까지 미 육군의 ‘포트 맥아더(Fort MacArthur)’ 부지였다. 기지가 폐쇄되면서 부지는 LA시로 이관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포트 맥아더’는 6·25 한국전쟁 영웅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아버지인 아서 맥아더 중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부지를 선정하게 된 쐐기못 역할을 했다고 한다.     현재 우정의 종과 종각의 낙후 상황을 볼 때 보수는 시간문제다. 그렇다면 현재의 엔젤스 게이트 파크가 후대까지 보존하기에 적합한 장소인지 의문이 든다. 한인타운과 멀리 떨어진 샌피드로로 지정된 이유가 그저 이름 때문이었다면 이제는 미래를 생각해 우정의 종의 이동을 고려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771년에 제작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본 따 만들어진 우정의 종은 보수 작업도 쉽지 않다고 한다.  지금의 종을 만들 당시에도 9명의 종 장인이 한 해 동안 작업에 매달렸고, 완성까지 2만 명에 달하는 작업자의 손을 거쳤다.      이로 인해 지난 2013년 보수 작업도 힘겹게 마쳤다.  우정의 종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장인 중 생존해 있던 마지막 장인을 극적으로 찾았고, 그의 수제자가 참여하여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보수 작업 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정의 종을 훼손하는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보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정의 종’을 LA한인타운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관리와 접근성 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LA한인타운 올림픽 길에 있는 타운 조형 상징물들이 쓰러지면 “흉물스럽다”며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하지만 50년 된 ‘우정의 종’이 제 모습을 잃어가도 한인 사회에서 큰소리가 없는 것은 물리적 거리에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한다.     ‘우정의 정’을 타운으로 옮기면 많은 한인의 관심과 손길이 닿을 수 있는 만큼 한인 사회의 상징물로 더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우정의 종’, 이제는 옮겨야 할 때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우정 la한인타운 올림픽 정작 우정 현재 우정

2024-02-26

[기자의 눈] ‘반려동물’ 소유주 책임 의식 가져야

지난달 한국에서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돼 관심을 모았다. 이는 애완동물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었다. 이미 동물 애호가들 사이에서 애완동물은 반려동물로 불릴 정도로 과거와는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애완동물에는 사람에게 귀여움을 받고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이 수준을 뛰어넘는다.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애완동물을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로 인해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반려인과 반려동물, 즉 수평적 관계로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생겼을 정도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급증하면서  ‘펫팸족’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펫팸족은 ‘펫(pet)’과 ‘패밀리(famil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도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펫팸족의 증가로 인해 반려동물 관련 경제를 일컫는 ‘펫코노미(petconomy)’도 동반 성장세를 보인다. 펫코노미는 펫과 이노코미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보험, 호텔, 유치원, 의류 등 다양한 업종으로 진화하고 있다.   포브스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현재 미국 가정의 66%(약 8690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이 있는 가구가 10가구당 6가구가 넘는다는 얘기다.   반려동물 관련 업종의 매출도 크게 늘어 지난 2021년 총 260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과 비교해 115% 급증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3568억 달러로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료만 해도 현재 630개가 넘는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이 매년 반려동물용 제품 구매에 지출하는 비용만 약 1036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급증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있는 가구의 78%가 팬데믹 기간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와 봉쇄 조치 장기화로 인한 우울증과 외로움 등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많이 입양했다는 것이다.       반면, 유기동물의 숫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 동물보호협회(ASPCA)에 따르면 매년 약 63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보호소에 들어오고 있으며, 이중 약 92만 마리가 안락사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유기동물은 전년 대비 8%, 2021년 대비 26%나 증가했다. 유기동물 급증 원인으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 주거 불안정, 재택근무 중단 등이 꼽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유주들의 책임 의식 결여가 가장 문제다.     유기동물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소유주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 시행과 동물 등록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개인은 반려동물 입양을 충동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의 장단점과 해결책에 대해 충분히 고민한 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즉,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니라 서로 의지하며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한 생명체로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명한 비폭력주의자인 마하트마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국가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애완동물은 이제 반려동물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다.  소유주들의 더 강한 책임감과 의무감이 요구되는 이유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함께 생각하고 정서를 공감하며 상처를 받으면 아파하는 생명체로 인식해야 한다. 반려동물과의 공존은 안전하고 건전한 사회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반려동물 소유주 반려동물 급증 반려동물용 제품 기간 반려동물

2024-02-20

[기자의 눈] 보잉은 사고 책임 제대로 지고 있나

비행기 표를 예약하려면 가격과 날짜뿐만 아니라 확인해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었다. 비행편의 항공기 기종을 확인하는 일이다. 최근 황당한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5일 오후 5시쯤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가주 온타리오행 알래스카항공 1282편 보잉737 맥스9이 출발 20분 만에 급히 회항했다. 여객기 벽체(도어플러그) 일부가 뜯겨 나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당시 여객기는 약 1만6000피트 상공에 있었다.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여객기는 무사히 착륙했으며, 일부 승객만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연방항공청(FAA)은 즉시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과 정밀 검사를 지시했다. 맥스9기를 운영 중인 알래스카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해당 기종의 운항 스케줄을 전면 취소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알래스카항공은 사고 3주 후인 지난달 26일, 그리고 유나이티드항공은 28일부터 맥스9 기종의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승객들의 불안감은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항공사의 과실로 보기 어렵다. 제조 과정에서의 결함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주요 나사가 빠졌던 게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도어플러그에 볼트 결합 시 남는 흔적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다. 이로 인해 보잉의 제조 과정 감독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보잉은 미국의 대표적 항공기 제작업체다. 그리고 737 맥스9기는 보잉의 최신 기종이다. 그만큼 항공 소비자들의 보잉에 대한 실망감도 큰 상황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데이브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0일 “우리 잘못”이라며 책임을 인정했다. 그 여파에 보잉의 주가는 사건 발생 후 3주간 18% 이상 폭락했다. 시가총액 가운데 약 280억 달러가량이 증발했다. 하지만 이는 자칫 18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갔을 수 있었던 사고에 대한 책임의 일부일 뿐이다. 사고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 9명은 신체적, 정신적 보상을 요구하며 보잉을 제소했고,  보잉의 주주들 역시 품질 관리 미흡과 주가 부풀리기 등을 이유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알래스카항공의 벤 미니쿠치 CEO는 지난달 23일 NBC에 “화가 난다”며 “승객, 직원들이 안전을 위해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 묻지만 기체 결함이 문제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보잉 항공기는 지난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610편과 2019년 3월 에티오피아항공 302편이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 사고로 두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 189명과 157명,  총 34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의 설계 결함을 은폐한 것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추락한 기종은 알래스카항공 사고 여객기의 전 모델인 보잉737 맥스8기였다. 이에 반해 보잉의 경쟁 업체인 에어버스의 동급 기종 A320기는 그동안 항공기 결함으로 인한 대형 사고 사례가 없었던 것과 비교가 된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승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보잉에 대한 신뢰도도 크게 하락했다.   보잉은 지난 추락 사고와 관련 FAA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2021년 1월 벌금 25억 달러를 합의한 바 있다. 또 주식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로 2022년에는 증권 당국과도 2억 달러 규모의 벌금에 합의했다.     보잉 측은 사고 후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보수검사 등의 후속 조처를 했지만 이번에도 승객과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많은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들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보다 큰 책임감이 필요하다.   우훈식 / 뉴미디어국 기자기자의 눈 보잉 책임 항공기 기종 온타리오행 알래스카항공 대표적 항공기

2024-02-05

[기자의 눈] 성공의 열쇠 ‘회복탄력성’

일명 ‘흙수저’로 태어나 포브스지 영향력 있는 인물로 이름을 올린 한인 2세 섀런 박씨의 이야기는 큰 인상을 남겼다.     트럭운전자 아버지와 봉제공장에서 바느질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읜 후 지독한 가난을 맛봤다.     정부지원금과 푸드스탬프로 생활하던 그녀는 친구들 앞에서 저소득 지원 급식을 먹으며 창피함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가난은 훗날 그녀의 성공을 더욱 빛나게 할 도구가 된다.     시급 17달러에 불과했던 그녀는 현재 연 매출 2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스타트업 ‘인서트 네임 히어(INH)’의 대표다.   세계적인 잡지 ‘마리끌레르’의 인터뷰 기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역경에 부딪혔을 때 박씨의 태도였다.     그녀의 저소득 가정 출신 배경을 지적하며 사귈 수 없다는 남자친구의 잔인한 말을 듣게 된 후 그녀가 했던 행동은 ‘감사’였다.     박씨는 “그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가족을 위해 해주신 모든 일에 감사하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리고서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전했다.     낙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켰다.     그녀의 이같은 태도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관련이 있다.     회복탄력성은 크고 작은 고난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회복탄력성은 정신적 강인함과 동의어가 아니다. 고난과 역경을 통과하지만 거기서 유연하게 적응하는 동시에 인내심을 갖고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능력이다.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은 1989년 심리학자 에이미 워너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워너는 1950년대 실업자와 알코올·마약 중독자, 사회부적응자가 넘쳤던 하와이의 카우아이섬에서 태어난 800여명의 신생아를 전수조사해 40년 동안 이들을 추적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는데 대부분 가난과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약 35% 아이들에게 예외가 생겼다. 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학생회장을 도맡는 등 모범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워너는 이 아이들의 비밀의 근원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이 회복탄력성은 오뚝이 같은 선천적인 기질적 특성도 있었지만, 양육 환경에 의해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음을 워너는 케이스 구분을 통해 보여줬다.   심리학자들은 회복탄력성을 정의하는 5가지 원칙으로 ‘감사’와 ‘수용’, ‘연민’, ‘의미’, ‘용서’를 꼽는다. ▶일상에서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지 ▶타인에게 연민을 갖고 있는지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지 ▶용서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 등을 통해 회복탄력성 여부를 보는 것이다.     성공한 수많은 인물을 보며 대부분은 큰 역경과 고난,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움을 겪곤 한다. 하지만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스토리는 다르게 쓰였다.      성공한 근성의 상징으로 불리는 커널 샌더스는 65세의 나이에 전 재산 105달러를 가지고 사업파트너를 찾아 1008번을 거절당하고도 1009번째 성공해 기적처럼 세계적인 기업 KFC를 창업했다.     그는 “현실이 슬픈 그림으로 다가올 때면, 그 현실을 보지 말고 멋진 미래를 꿈꿔라.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앞만 보고 달려라. 인생 최대의 난관 뒤에는 인생 최대의 성공이 숨어 있다”는 말을 남겼다.     낙담 되는 현실을 보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직시하되 그 안에서 긍정적인 것들을 찾아 감사하고, 그 시간 안에서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의미를 찾는 ‘회복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 어두운 시간들은 디딤돌이 되어 나를 한 단계 더 높여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회복탄력성 성공 회복탄력성은 정신적 회복탄력성 여부 트럭운전자 아버지

2024-01-28

[기자의 눈] ‘신 캥거루족’ 증가는 사회의 문제

LA한인타운 곳곳에서 아파트 신축 공사가 줄을 잇고 있다. 신축 아파트들은 높게 치솟은 멋진 외관에 눈부실 정도로 깨끗한 유리창, 호텔 부럽지 않은 각종 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비싼 렌트비가 입주 희망자들을 주눅 들게 한다.  2015년 이후 지어진 신축 아파트들의 경우 스튜디오의 월 렌트비가 2300달러 안팎이나 된다. 여기에 유틸리티 비용, 주차료까지 더하면 월 렌트비로 2600달러가 훌쩍 넘어간다. 비싼 신축 아파트를 포기하고 오래된 아파트를 찾아도 한 달 렌트비가 최소 1600달러는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막 사회로 진출한 사회초년생들은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의 첫발을 내디딘 만큼 자신만의 보금자리도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희망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너무도 멀다.     사회초년생의 수입으로는 신축 아파트 입주가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첫 보금자리 마련의 희망이 냉혹한 현실 앞에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취업했지만 부모의 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회초년생들이 늘고 있다. 20대 직장인 아이린 조씨는 취업한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앞으로 최소 3년간은 독립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치솟는 렌트비로 인해 독립하는 게 무섭다”며 “내 소득 수준에 맞는 렌트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호소했다.   고물가와 주택난, 여기에 최근 구직의 어려움마저 나타나면서 사회초년생들의 독립이 점점 더뎌지고 있다. 이들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원하지만 학자금 대출 상환, 렌트비 등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부모의 그늘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조씨는 “현재 부모님과 함께 사는 대신 내 방의 렌트비에 해당하는 돈을 부모님께 꼬박꼬박 드리고 있다”며 “독립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나에게 독립이란 별똥별처럼 멀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씨처럼 어느 정도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 대신 부모에게 생활비 등을 내고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을 ‘신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신용 점수 조회 사이트 크레딧카마(Credit Karma)가 전국의 Z세대(1997년~2012년생) 1249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3명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고 답했다. 또 독립했다고 답한 Z세대 중 27%는 계속 상승하는 렌트비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젊은세대는 자의가 아니라 렌트비 상승과 고물가 등 사회 구조적 이유로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초년생들은 높은 생활비와 학자금 대출 상환 문제 등으로 부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조씨는 “독립을 생각해봤지만 렌트비, 식비, 유틸리티 비용 등의 지출이 한 달 급여의 50%나 차지한다”며 “지금은 독립을 뒤로 미루고 차라리 여윳돈은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해도 독립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쉽게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렇듯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자녀들을 단순히 의지 부족 등 개인적인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후유증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은 고물가와 고금리 시대를 초래했다. 다행히 올해는 물가 안정과 이로 인한 금리 인하도 예상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고용시장도 예전만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이  사회초년생들의 독립을 방해하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들의 독립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복합적인 사회·경제적 의미가 담겨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이 차세대의 사회 적응력을 높이는 방법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증가 사회 경제적 독립 사회 구조적 렌트비 상승

2024-01-22

[기자의 눈] 한식 세계화는 어떻게 가능할까

유명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에서 한국 기업 ‘올곳’이 만든 냉동 김밥이 연일 매진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런 특이 현상을 주류 매체들도 앞다퉈 전했다. 이 김밥은 급속 냉동 기술로 식감과 맛을 살렸고 조리가 간편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인기의 시작은 한 틱톡 영상이었다. 한인 모녀가 트레이더조에서 구매한 이 김밥을 시식하고 맛을 평가한 짤막한 영상이다. 이 영상은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공유됐다. 그 덕분에 냉동 김밥은 쉽게 살 수 없는 이른바 ‘레어템’이 됐다. 트레이더조는 냉동 김밥이 열띤 반응을 보이자 최근에는 냉동 불고기 제품도 선보였다. 한식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K푸드는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새로운 K문화를 이끌고 있다. K팝의 인기 덕에 미국  K팝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단골 식당을 방문하거나 아이돌이 직접 개발한 음식 조리법을 따라 하기도 한다. 한 예로 세계적 인기 그룹인 BTS의 정국이 불닭볶음면과 너구리 라면의 조합인 ‘불그리’를 팬들에게 공개하자 해당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한국 문화 열풍 덕에 한국의 맛 또한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만 대중적인 면에서 아직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이다. 일식은 이제 미국에서 타인종에게도 친숙한 메뉴다. 한국의 불고기나 비빔밥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일본의 스시와 라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식의 대중화 수준은 최고의 레스토랑 평가로 알려진 미슐랭 가이드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가주에서 미슐랭 스타를 받은 한식 음식점은 단 두 곳으로 1스타 레스토랑인 샌프란시스코의 ‘쌀’과 ‘산호원’이다. 아쉽게도 LA에는 아직 없다. 반면 일식의 경우 가주에 1스타 레스토랑은 17곳이나 되며, 2스타도 LA의 ‘하야토’,‘엔/나카’를 포함해 총 3곳이나 있다. 일각에서는 한식이 익숙지 않은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자들이 한국 음식에 아쉬운 점수를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는 있다. 한국적 재료를 사용한 한국 고유의 맛이 타인종에게도 보편화된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앞으로 한식 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인 셈이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과 2013년에는 뉴욕타임스에 비빔밥이 전면 기사로 소개된 적도 있다. 2010년에는 당시 한국의 인기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비빔밥 영상을 광고로 제작해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한식 세계화 사업의 실패 사례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타인종이 이런 것들을 통해 한국과의 연결 고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큰돈을 들였지만 결국 단기적인 소모성 캠페인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최근 한식 인지도의 급상승은 금전적인 투자로 얻은 결과물이 아니다.  한국의 문화가 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알려지면서 동반 성장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K문화의 위상이 높아져야 K푸드 또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타인종이 한국 문화를 접할 때 긍정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식 세계화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힌트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은 지난달 2023년 항목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를 공개했다. 여기에서 지난해 세계인이 구글에 가장 많이 물은 음식 레시피는 다름 아닌 비빔밥이었다. 이제 한국의 맛이 세계인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K문화는 한인들의 자부심이다. K푸드도 그렇다. 이제 한식은 첫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 사회의 식문화는 문화 수준과 직결되어 있다. 미주 한인들도 한국 문화가 타인종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다. 우훈식 / 뉴미디어국기자의 눈 세계화 한식 한식 음식점 한국 문화 한식 업계

2024-01-07

[기자의 눈] 낭만을 선물한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

한 해가 저물며 12월 초부터 이어진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끝이 났다.  미국에서 보낸 첫 크리스마스는 꽤 어색했던 기억이 난다.  20년을 넘게 살았던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보통 연인들의 날이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데이트를 한다.     처음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을 때, 추수감사절 직후부터 온 동네가 떠들썩한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가는 곳마다 캐럴이 나왔고 알록달록한 크리스마스트리와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주택이 곳곳에 있었다.     각 가정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자 더 낯설었다. 주방에서는 크리스마스 쿠키를 구웠고, 벽 선반에는 커다란 양말을 가족 수만큼 걸어두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거실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가족들은 귀여운 오너먼트를 사서 손수 하나씩 걸었다. 곧 열어볼 선물을 일부러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두는 것도 참 다감하게 보였다.     감명 깊었던 것은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고자 하는 문화였다. 혹여나 산타가 찾아오지 못할까 봐 주소가 적힌 카드를 산타에게 보내고, 이브 날 밤 바쁜 산타를 위해 카드 옆에 쿠키와 우유 한 잔을 함께 놓아둔다는 얘기는 마음 한켠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미국 크리스마스 문화가 처음부터 가족 중심이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미국의 상류층은 예의를 갖춘 독일 문화를 선망했고 그런 가정의 분위기를 무례하고 천박해 보였던 미국 서민층가정에도 이식하고자 했다. 당시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가족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뉴욕 거리는 크리스마스 때면 취객들의 고성방가와 싸움이 난무했다. 당시 보잘것없는 미국의 크리스마스 풍습이었다.   그러던 시기에  부유한 뉴욕 시의원이었던 존 핀타드는 산타클로스의 원형인 ‘성 니콜라스(St. Nicholas)’를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할아버지로 변신시켜 소개했다. 그는 뉴욕 거리에 가난한 노동자들이 많아지는 것을 위험하다고 판단한 인물이기도 하다.   핀타드의 친구였던 클레멘트 무어는 1823년 ‘성 니콜라스의 방문(A Visit of St. Nicholas)’이라는 시를 출간해 산타 할아버지의 이미지를 보편화시켰다. 그때부터 산타클로스 이미지가 대중화되면서 노동자들이 술에 취해 거리에서 떠들썩하게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반사회적 구습이고 자녀들과 즐기는 가족 중심의 크리스마스가 정상적인 크리스마스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다.     이렇게 정착한 미국의 크리스마스 문화가 이제는 너무 과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집집마다 열을 내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집 외관 장식은 이웃에게 보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경쟁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세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지의 니컬러스 라우드 기자는 “크리스마스 장식은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를 본받으려는 부유한 도시인들이나 최신 조명들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됐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매년 크리스마스 장식에 6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8000만 채 이상의 주택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1억 5000만 개 이상의 조명이 판매된다.   논란은 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이웃집의 전구 장식과 거실에 놓인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저녁 식사를 하는 건 꽤 근사하다.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만든 예쁜 장식 덕에 동네를 운전하는 내내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낭만과 즐거움을 선물한다면 경쟁이 과열되어도 나쁠 건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크리스마스 낭만 크리스마스 장식 크리스마스 문화 크리스마스 분위기

2023-12-28

[기자의 눈] 중국의 아마존 ‘테무’는 믿을 만할까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최근 인터넷 광고를 도배하고 있는 앱이 있다. 바로 중국의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 ‘테무(Temu)’다. 수년간 지속한 인플레이션에 지친 소비자들에게는 소소한 ‘행복 소비’가 가능한 앱으로 평가받는다. 저가 상품이 주력이다 보니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 층 소비자가 주요 공약 대상이다.     테무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에서 생산된 물품을 직접 판매, 배송까지 한다. 다른 온라인 업체처럼 도매상을 건너뛰는 ‘드롭쉬핑(dropshipping)’ 전략을 쓰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의 저가 의류 브랜드 ‘쉬인(Shein)’과 비슷한 영업 구조다.   광고 전략은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을 똑 닮았다. 틱톡은 거의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에 광고할 정도로 상당히 공격적으로 마케팅한다. 테무 또한 과하다 싶을 정도의 광고로 인해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미국에 진출한 선배 중국 기업들의 성공 전략을 따라 하다 보니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테무는 광고 도배, 초저가 출혈 마케팅으로 과거 아마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 같다는 이들도 많다.     테무는 10센트짜리 휴대전화 케이스 등 미끼 상품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큰 폭의 추천인 할인을 통해 고객 확장에 나선다. 또 15달러어치 이상만 구매하면 해외도 무료 배송을 하고 배송 지연 시 크레딧을 제공한다.  젊은 소비자들이 테무에 열광하는 이유다.   그러나 테무가 아마존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보기엔  아직 의문점이 많다. 소비자들에게 민감한 개인정보 관리, 품질 보장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기 때문이다.   품질 관련 문제는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이자 업체의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테무의 저가 상품들은 우수한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직송되다 보니 제대로 된 검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또 품질 문제로 반품을 요구하면 처리가 기본 2주에서 한 달 이상 걸려 ‘차라리 안 하고 만다’는 고객이 많다. 그러다 보니 고장이 나도 수리 대신 버릴 생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지적이다.   이 밖에 테무는 저작권의 사각지대에 있다. 그러다 보니 가짜와 사기 제품도 많다. 유명 전자제품이나 명품 브랜드의 ‘짝퉁’ 제품 판매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심지어 상품 사진을 올린 후 이를 구매하면 이 상품을 프린트한 스티커를 보내는 사기 판매가 이뤄진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개인 정보 유출 위험성도 있다. 이에 대해 온라인 판매 플랫폼이 일정 수준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관행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행히 테무는 중국 기업임에도 아직 이와 관련해 큰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 다만 모기업인 PDD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는 다른 쇼핑 앱 핀둬둬(Pinduoduo)는 사용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위치나 연락처, 사진 등의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로 인해 구글은 플레이스토어에서 핀둬둬를 단기 퇴출하기도 했다. 테무의 모기업이 핀둬둬와 같다 보니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테무는 지난달 30일 기준 시가총액이 1958억 달러로 중국 1위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1905억 달러)를 제쳤다. 테무의 기업 가치는 폭등했지만 믿을 만한 기업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지친 미국 소비자들은 테무의 박리다매 전략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관계 당국은 테무의 소비자와 지식재산권 보호, 데이터 보안 규정 등을 서둘러 점검해야 할 것이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중국 아마존 초저가 온라인 광고 전략 판매 배송

2023-12-03

[기자의 눈] 저출산 문제, 경제적 지원만이 답인가

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칭하는 ‘딩크(DINK·Dual Income, No Kids)족’을 넘어 최근에는 개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딜도(DILDO·Dual income, little dog owners)족’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면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병원 분만실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지난 15일 정책 분석 매체 캘매터스는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동안 최소 46개 병원이 분만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영구 폐쇄했다고 전했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운영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     실제로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에서 자녀가 없는 가구가 전체의  43%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에 비해 7%포인트 증가한 비율이다. 이로 인해 미국도 곧 총 출산율 1 이하로 내려가는 '인구절벽' 상황에 부딪힐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DC를 기반으로 하는 매거진 ‘더 애틀랜틱’은 이미 지난 2021년 “만약 미국이 지금 저출산 문제를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곧 ‘어린이들이 사라져 버린 세상’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타임지는 올해 초 SNS상에서 딩크족의 화려하고 여유로운 삶을 담은 영상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틱톡에서 30대 딩크 부부로 잘 알려진 케이트 앤더슨은 자신과 남편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영상을 업로드하는데, 코스트코에서 200달러어치 장을 보며 “먹여 살릴 아이들은 없지만 맛있는 음식을 사는데 쓸 돈은 많다”고 말하는 영상은 ‘좋아요’ 150만 개를 받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앤더슨 부부를 응원하는 이들도 있지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저출산 분위기를 조장하고 아이를 낳고 어렵게 기르는 부부들에게 회의감을 준다는 것이 이유다.     사실 딩크족에 대해 전반적인 사회적 시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딩크족이 증가할수록 평균 출산율은 떨어져 경제활동 인구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 등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들 입장에서 딩크족은 줄여가야 할 대상이다.     딩크족의 증가에는 경제적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매체인 ‘마켓워치(Market Watch)’가 전국의 딩크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들이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함’을 꼽은 비율이 33%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 많은 대답은 ‘일상의 유연함을 즐기기 위함(28%)’이었다. 또 응답자의 20%는 ‘경력 쌓기에 더 많은 투자를 원함’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연방 정부는 그동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재정 지원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저출산 문제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기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DC 등 미국 내 대도시에서 가장 현저하게 증가하는 인구집단은 자녀가 없는 고학력·고소득층이었다. 이는 꼭 저출산 현상의 원인이 경제적 이유뿐만은 아니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꼭 경제적 지원만이 해답은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커리어와 삶에 투자하길 원하는 젊은 부부들에게는 육아 휴직, 파트타임 근무, 재택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고용보장 정책 시행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획일적인 지원책이 아닌 여러 가지 주거 상황과 커뮤니티 배경 등이 고려된 다양한 선택지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시급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연방정부 및 주 정부의 다양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저출산 문제 저출산 문제 저출산 분위기 경제활동 인구

2023-11-27

[기자의 눈] 계속 기록되어야 할 한인 이민 역사

한인 권익 옹호 단체인  한미연합회(KAC)는 지난 11일 ‘소속감(Belonging)’이라는 주제로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한인 이민 역사를 재조명하며 한인 이민이 시작된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투표 참여의 중요성에 대한 콘퍼런스도 개최됐다.   한인의 미국 이민 역사는 1903년 1월 13일 한인 102명이 하와이 땅을 밟으면서 시작됐다. 그 후, 1905년까지 7000명이 넘는 한인들이 ‘풍요로운 땅’이라고 생각하며 미국에 도착했지만 이민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사탕수수, 파인애플 농장에서 일하는 등 이민역사는 땀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땀의 결실로 이민 선조들은 점차 미국 생활에 정착해 갔다.  한인 이민 역사는 한마디로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날 상영된 다큐멘터리 영화는  한인 이민 역사를 음악으로 표현한 이진영 감독의 ‘하와이 연가’가 였다. 하와이 연가는 총 3부작으로 꿈, 도약, 평화와 화합이라는 소제목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풀어냈다.  특히 바이올린과 비올라 등으로 ‘희망가’, ‘봄이 오면’, ‘상록수’를 연주하며 이민 선조들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이 영화의 1편은 한인 이민 선조들의 첫 이민 이야기인 ‘그들의 발자취’, 2편은 사진 신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성’, 3편은 나병 환자 수용소였던 칼라우파파 섬에 추방됐던 한인 이민 선조들의 이야기인 ‘몰로카이의 한센병 한국인’으로 구성됐다.   하와이 몰로카이 섬 북쪽 해안의 칼라우파파 반도는 아름다운 풍경과 달리 비극적인 과거를 감추고 있다. 1848년 하와이에서 처음 나병이 발병했고,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관계 당국은 칼라우파파 반도에 강제 수용센터를 만들었다.   하와이 연가는 나병 환자로 의심받아 억울하게 칼라우파파로 추방당한 첫 한인 김춘석과 나병으로 가족과 떨어져 격리된 한인 49명의 이야기를 재조명하고 있다.   이진영 감독은 “중학생인 내 딸과 친구들, 다음 세대가 선조 세대들이 어떤 희생과 사랑으로 이 자리까지 왔는지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와이 연가를 기획하게 됐다”며 “만국 공통어인 음악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 이민 역사를 한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일까 생각하다 음악을 생각하게 됐다. 음악 중에서도 우리를 잘 나타낼 수 있는 한국 노래를 사용해 한국의 이민 역사 문화도 함께 알리자는 목적으로 음악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확산 원인을 아시안에게 돌리며 한인을 포함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급증했었다. 이를 계기로 한인들의 정체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고 역사를 공부해야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 이민 역사를 아는 것은 타 커뮤니티의 한인 사회 이해도를 높이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미주 한인들은 지금도 이민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 이민 선조들의 삶을 통해 한인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미주 한인 역사는 계속 이어져 후손들에게 또 다른 역사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써 내려 가야 한다.     이진영 감독은 아름다운 하와이의 자연에 가려진 아픈 역사를 통해 한인 이민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아름다운 것의 뒤에는 그 아름다움을 위한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미주 한인 사회가 가능한 것은 120년 전 선조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듯이 현세대의 한인들은 선조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해 나가야 한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기록 한인 한인 이민 이민 역사 이민 이야기인

2023-11-20

[기자의 눈] 가짜 뉴스 걸러내기의 중요성

유명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에 포르투갈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경기 종료 후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동영상이 등장했다. 물론 가짜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대로 LA에서도 시위가 벌어지는 등 갈등이 심해지면서 기존 자료를 조작해 만든 것이다.     또 최근 X(옛 트워터)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사망자 조작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2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군인이 쓰러진 사람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피난 모습을 소개한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작 장면을 보여주는 영상이었다고 한다.   요즘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 수집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주어진 정보가 모두 사실이라고 믿는 이들이 많아졌다. 컴퓨터 기술 발달로 조작도 정교해져 진위검증은 더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교육이나 가짜 정보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미미하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매일 오랜 시간을 소셜미디어 사용에 보내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플랫폼에 대한 조건 없는 신뢰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한다. 즉, 충분한 검증 없이도 그들은 소셜미디어의 정보에 일정 수준의 신뢰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 뉴스리터러시프로젝트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 10명 중 4명은 유전자변형농산물(GMO) 관련 허위 정보를 제공했을 때 해당 정보에 충분한 증거가 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구분하지 못했다. 또 절반은 스스로 잘못된 정보에 대한 판별력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미디어 정보 해독력(media literacy) 교육이다. 미디어리터러시나우는 미디어 정보 해독력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 아닌 수학처럼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습득한 정보를 검증하는 방법을 배우고, 정보의 가치와 출처, 가짜 정보가 초래하는 결과 등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가주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미디어 리터러시 법(AB 873)에 서명했다. 법이 발효되면 가주 내 K-12 과정 교육 시설에서는  학생들의 미디어 정보 해독 관련 수업을 필수 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나서는 방법도 있다. EU(유럽연합)는 새로운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시행하고 있다. EU는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폭력 및 테러 내용 콘텐트, 혐오 표현, 가짜 뉴스 등으로부터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X에 경고를 내리고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X는 이와 관련된 계정 및 수백만 건의 게시물을 삭제, 주의 라벨 부착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다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위생 및 안전과 관련된 콘텐트에 의무적으로 사실 여부를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표시했던 것과 비슷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정보 해독력 교육의 핵심으로 뉴스의 출처, 제작자, 정보의 수혜자와 피해자 확인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대부분의 가짜 뉴스는 스스로 구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육은 무엇이든 의심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 되면서 의심부터 하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다만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많은 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식탁 위 식사 예절처럼 잠깐의 교육만으로도 효과적일 것이다. 아이들이 가짜 뉴스에 선동되지 않고 부정확한 정보에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그들과 진중한 대화를 시작하고 그들의 말에 더 신중하게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걸러내기 중요성 가짜 정보 비영리단체 뉴스리터러시프로젝트 미디어 정보

2023-10-31

[기자의 눈] 내홍 끊이지 않는 LA한인축제재단

‘역사적인 축제’라고 자평했던 제50회 LA한인축제가 이사장 고발 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축제가 끝나고 채 10일도 지나지 않아 주최 단체인  LA한인축제재단(이하 축제재단)이 내홍에 휩싸인 것이다. 일부 이사들은 배무한 이사장의 불투명한 재정 관리와 독단적인 의사 결정 등을 문제 삼고 있다.     고발 이유를 보면 이사회 의결 없이 한국 수해 지원금 6만 달러 지출 및 2022년 결산보고 집행, 이사회 동의 없이 지난 8월 29일 정기이사회를 비공개로 개최했으며, 50주년 축제 용역업체 선정 시 공개 입찰을 하지 않았고 특정 인종 업체는 제외했다는 것 등이다.       사실 축제재단 이사회의 내분 사태는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이사장 선출이나 이사 영입 문제, 재정 문제 등을 둘러싸고 많은 다툼이 있었다. 이런 행태로 인해 연간 예산 규모가 100만 달러에 달하는 대형 비영리단체로서의 명성과 신뢰에 많은 흠집이 생긴 게 사실이다. 커뮤니티 화합을 위한 ‘축제’를 준비하는 단체의 내분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축제재단 내부의 끊이지 않는 분란은 일부 이사의 감투 욕심과 사적 이해관계에 원인이 있는 듯하다. 다툼의 원인이 단체 구성원끼리 활동 방향성 등에 대한 차이에서 발생하는 ‘가치적 갈등’보다 사익과 이해관계를 추구하며 본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탓에 빚어지는 ‘이익 갈등’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인축제는 1972년에 설립된 ‘코리아타운 번영회’라는 비영리단체가 주축이 돼 1974년 제1회 LA한인축제가 개최됐다. 이후 한인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999년 현재의 ‘LA한인축제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단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익 갈등도 불거지기 시작했다. 퍼레이드 등 축제 내 일부 행사 주관 문제를 둘러싼 마찰도 생겼다. 그리고 이사 영입이나 이사장 선거 과정에서 분열 사태로 홍역을 치르는 일도 잦아졌다. 재단의 규모가 성장하는 것과 비례해 지명도 있는 인사들의 주도권 다툼과 감투 싸움의 강도도 커진 셈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비단 축제재단만의 문제는 아니다. 내부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수년간 법정 싸움을 벌인 한인 단체들도 여럿 있었다. 단체 내에서 계속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일부 인사들의 개인적 욕심이 화근인 경우가 많았다.        그간 이런 행태에 대해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외부로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본인의 잇속을 챙기기나 명예욕을 채우려는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듯해 안타깝다. 이제 한인 단체들도 세대교체기에 진입했다. 물리적 세대 교체와 함께 구성원들의 가치관도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 이익이나 명예욕 대신 단체의 존재 이유에 초점을 맞춰 달라는 것이다.     축제재단 이사장의 입장을 들어보면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처사는 굉장히 정당하고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익이라고 밀어붙이는 그 주장이 사실은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도 인정해야 한다. 자신만 옳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축제재단 이사회는 다양한 배경의 구성원들이 모인 곳이다.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달려갈 때,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며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불화의 시작점이 되는 이익 갈등을 피할 수 있다.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때다. 그래야 단체의 성과인 것이고, 동시에 개인의 성과인 것이다.   축제란 모두의 화합을 위한 것인 만큼, 진정한 축제를 위해 더 이상의 갈등은 없는 축제재단이 되어야 한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la한인축제재단 내홍 축제재단 내부 이하 축제재단 사실 축제재단

2023-10-24

[기자의 눈] LACC 캠퍼스내 세종대왕 동상의 의미

지난 5일 LA커뮤니티칼리지(LACC)에서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이 있었다. LACC는 한국어 강좌가 활발한 곳으로 미국 대학 캠퍼스에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이날 제막식에서 LA커뮤니티칼리지교육구(LACCD)의 프랜시스코 로드리게스 의장은 “LACC는 세종대왕과 같은 뜻으로 배움의 목적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최대한 많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4대 임금인 세종대왕의 가장 큰 업적은 한글을 창제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 인물과 반포일이 존재하는 문자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동기는 잘 알려진 대로다. 배움의 기회가 없는 백성들도 쉽게 글을 배워 자기 뜻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세종대왕은 집현전을 중심으로 우리 글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1446년 ‘백성을 가르치는 올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이로써 백성들은 한자보다 쉬운 한글을 배울 수 있었다. 한글은 한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다. 한글을 통해 한국의 고유한 문학과 역사를 전승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LACC에 세종대왕의 동상이 세워진 것은 한글에 대한 관심 증가뿐 아니라 세종대왕의 교육을 통한 ‘애민정신’을 강조한 의미도 있다고 본다.     가주 정부는 주민 교육 수준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방교육통계원(NCES)의 조사에 따르면 가주의 성인 문맹률은 23.1%로 전국 평균 21% 보다 훨씬 높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 지난 달 정책분석지 ‘캘매터스(calmatters)’의 보도에 따르면 2022~2023학년도 가주 전역의 116개 커뮤니티 칼리지의 재학생(20~29세) 1만3000명이 줄었다. 전 학년도에 비해 2%가 감소한 것이다.     또 NCES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8세 이상 성인의 54%가 초등학교 6학년 수준 이하의 문해력을 갖고 있다. 또 지난해 전국 고등학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은 61.8%로 2019년에 비해 8%포인트나 감소하며 대학 진학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 측은 늘어난 취업기회와 임금인상을 20대 학생 숫자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위티어의 리오 혼도 칼리지 돈 밀러 학사 부처장은 “스타벅스 등 서비스업의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아마존, UPS 등 물류 기업들도 신입 사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학사 학위나 준학사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직종의 임금 인상이 젊은 층을 학교보다 직장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젊은 층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가주 정부는 지난 2019년 6월부터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을 대상으로  ‘칼리지 프로미스 무료 학비(College Promise Free Tuitio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풀타임으로 학교에 다니는 커뮤니티 칼라지 신입생에게 2년 간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는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학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후 지난해 미겔 산티아고(54지구) 가주 하원의원은 커뮤니티 칼리지 학비 면제 규모를 확대하는 ‘AB 2266’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커뮤니티 칼리지 풀타임 신입생에게만 2년간 학비 전액을 지원하던 것을 복학 및 재등록생까지 수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이미 가주 하원은 통과했으며,  상원에서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LACC 캠퍼스에 등장한 세종대왕 동상은 가주 교육계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의 애민정신을 본받아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성인 문맹률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세종대왕 동상 세종대왕 동상 임금인 세종대왕 커뮤니티 칼리지

2023-10-17

[기자의 눈 ] 한인 입주자 드문 ‘한인타운 아파트’

부동산 시장은 냉각됐지만 LA한인타운의 신축 아파트는 계속 늘고 있다. 하이라이즈(high-rise)라고 불리는 고층 아파트들은 타운의 스카이라인을 더 다채롭게 만든다. 그러나 한인타운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신축 아파트의 한인 입주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 2년 전 완공된 타운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지인은  “중국계 등 타인종 입주자가 훨씬 많다”고 전했다. 비싼 렌트비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타운 신축 아파트는 건설 비용 급등, 고급화 추세 등으로 렌트비가 크게 오른 상태다. 지인이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도 최신 어메니티를 갖췄으며 렌트비는 스튜디오가 월 2200달러 선이다. 1베드룸의 경우 3300달러까지 올라간다. 인근 지역 일반 아파트의 2베드룸 렌트비인 3000달러 선보다 비싸다.       그런가 하면 최근 완공된 다른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스튜디오 렌트비는 최고 2600달러, 1베드룸은 3500달러 수준이다. 4인 가족이 이 아파트의 2베드룸에 입주한다고 가정하면 유닛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월 렌트비가 최고 5500달러다. 여기에 유틸리티와 기타 비용을 합치면 매달 6000달러 가량을 거주비로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재정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주거비는 월 소득의 30% 수준이다. 정해진 규칙은 아니지만 일부 아파트에서는 이를 입주 승인 여부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월 렌트비 6000달러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연봉이 24만 달러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연방 센서스국이 최근 발표한 미국인 소득 현황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따르면 가주의 1인 가구 중간 소득은 7만5235달러, 4인 가족은 12만2707달러다. 4인 가족이 한인타운의 신축 아파트에 살려면 중간 연봉의 두 배를 벌어야 한다.   실제로 타운 신축 고층 아파트 주차장에는 고급 자동차가 수두룩하다. 신축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에 따르면 입주자 가운데 타운 인근 대학교 또는 대학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인 아파트 거주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많은 숫자가 타운을 떠나 아예 인근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렌트비가 저렴한 낡은 아파트로 옮겼다고 한다.     LA의 일부 아파트는 렌트비 인상이 제한된 렌트 컨트롤 대상이지만, 건축된 지 15년 이상 된 곳만 해당 돼 실제로 ‘살 만한’ 아파트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이에 LA시에선 대중교통망이 있는 인근 지역에 아파트를 신축할 경우 저소득층을 위한 유닛을 배정하는 조건으로 층수를 높이거나 의무 주차 공간을 줄여도 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TOC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저소득층을 위한 공급 비율이 낮고 그마저 소득 규모에 따라 제공되기 때문에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한인타운에서 주택을 구매하자니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과 7%대를 웃도는 모기지 이자율로 인해 내 집 마련도 힘든 상황은 매한가지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이자율이 내려오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도 이자율이 내리고 물가가 안정되면 건설 비용이 그만큼 감소해 렌트비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단시간 내에 급격한 금리 인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빨라도 1년, 길게는 수년간 지속할지도 모르는 고금리 상황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타운 주민의 걱정은 늘어만 가고 있다.     정부는 주택 공급 물량 확대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렌트비 안정화 대책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한인타운 아파트’에 한인 입주자가 많아야 상권도 성장한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한인타운 입주자 한인 아파트 초고층 아파트 신축 아파트

2023-10-01

[기자의 눈] 청년들은 왜 사이비에 빠질까

지난 12일 애틀랜타 교외에서 발생한 한국 여성 피살 사건은 한인 사회와 교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이라는 종교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피의자들은 한국에서 온 30대 여성을 감금한 후 폭행하고 굶겨 결국 숨지게 하였다. 피의자 6명의 연령은 15~26세에 불과했다.   최근 경찰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상처들이 해당 종교단체 입단(Initiation)을 위해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란 집단의 실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범행 동기가 오직 종교적 이유라면 그들은 분명히 잘못된 신념과 사상을 가진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최대 1만 개의 사이비 집단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이비 집단과 종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회적 수용’이라고 말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언어학 교수인 로빈 클라크는 “19세기 어느 시점부터 ‘Cult(사이비 집단)’는 ‘사회적 일탈’로 간주되는 신념과 관행을 지칭했다”고 설명했다.     뉴저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이비교육기관(Cult Education Institute)’은 사이비의 특징에 대해 ▶책임없는 권위주의(지도자의 말이 곧 법인 경우) ▶질문이나 비판을 용납하지 않음 ▶불투명한 재무 공개 ▶외부 세계에 대한 비합리적인 두려움(박해에 대한 두려움, 종말론적 사고 등) ▶탈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믿게 함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 이력 등을 꼽았다.     미국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사이비 집단으로는  UFO가 자신들을 천국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믿었던 ‘천국의 문(Heaven’s Gate)'과 가이아나 요릭 타운에 본거지를 두고 종말론을 신봉했던 '인민사원(Peoples Temple)'이 있다. 이 두 집단 모두 끔찍한 집단 자살로 막을 내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비정상적이며 허무맹랑한 이론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의 과학저술가인 마르틴 우르반은 자신의 저서 ‘사람들은 왜 무엇이든 믿고 싶어할까’에서 과학과 신학사를 넘나들며 이에 대해 파헤쳤다.     저자는 ‘불확실에 대한 두려움’를 이유로 짚었다. 인간이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행동을 해야 할 때 ‘확실함’을 갈급하는 것은 본능이다. 현실에 대해 100% 정답을 갖고 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불합리한 것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종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는 특히 젊은 층이 쉽게 사이비에 빠지는 경향과도 연관 지어 설명할 수 있다.  유연철 박사(서울신학대 상담심리학 교수, ‘공감’ 심리상담센터 대표)는 현재 한국 내 이단 세력 200만 명 중 절반인 100만 명이 청년층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청년은 이단에 노출되기 쉬운 연령대라는 것이다.     넷플릭스 방영으로 큰 화제를 모은 ‘JMS’를 추종한 신도의 80% 이상도 소위‘엘리트’ 대학생들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불안해하는 청년들에게 사이비 종교의 그럴듯한 교리는 탈출구로 생각될 수 있다.     각 가정과 교계는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홀로서기를 위한 길에 접어들며 부모와 같은 버팀목이 멀어져가는 것을 느끼는 것은 낯설고 힘든 일이다.  적절한 공급과 지지를 받지 못해 허해진 마음에 미숙한 정신은 자기방어 수단으로 그릇된 것을 넣기가 쉽다.   확실함에 갈급해 하며 홀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보다 불안정한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함이 때론 바른길이자 지름길임을 알려주자. 언제나 힘들면 쉬어가고, 지치면 기댈 수 있는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겠다고 말해주자.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사이비 청년 사이비 집단 사이비 종교 두려움 종말론적

2023-09-2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